[작성자:] 백규

  • 간음 고발의 노래: <처용가>와 <간부가>

    처용의 얼굴[<<악학궤범>>] 조규익 하나. 간음(姦淫) 혹은 관음(觀淫) 결혼한 남녀가 배우자 이외의 다른 사람과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간음 혹은 불륜이라 하며, 요즘은 정서적인 관계로까지 폭을 넓히기도 한다. 육체적 간음과 함께 음욕을 품는 것조차 간음이라 한 성서[마태복음 5장 27~29절]의 규정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라 할 것이다. 소돔과 고모라의 사람들, 계모 빌하와 간음한 르우벤, 며느리 다말과 간음한 유다,…

  • 송년은 고향친구들과…

    어딘가에 내 모습도 있을 것 같은데… 백규 1968년도에 초등학교[그 때는 ‘국민학교’]를 졸업했으니, 끔찍하도록 긴 세월 ‘반세기’가 지났다. 국가적으로는 무장공비들이 떼거지로 내려와 준동했고, 내 고향의 경우 서해바다를 통해 들어온 간첩들이 사람을 죽이고 도망가던 시절이었다. 이런 경험들로 막바지 베이비부머 세대에 속하는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공산주의 혐오증’이 확실히 자리 잡게 되었다. 북괴[그 때는 북한을 이렇게 불렀다]가 살포한 ‘삐라들’을 다발로…

  • 바퀴벌레 트라우마

    바퀴벌레-네이버 지식사전 백규 어릴 적, 내가 자라던 초가집은 안방과 건넌방, 대청, 대청건넌방, 작업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작업실은 주로 밤 시간에 부모님과 내가 짚으로 가마니를 짜던 작은 방이었다. 하루 밤에 가마니 두세 장씩 만들면 5일장 날에 맞추어 10~20장씩 내다 팔 수 있었고, 나머지는 곡물 보관용 등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언젠가 아버지께서 병환으로 병원에 가시고, 한동안 작업을 쉬게…

  • 에코팜 통신: 시골집 짓기

    백규 최근 들어 귀촌준비에 ‘올인’하다시피 해온 지난 몇 년간이 자꾸만 떠오르고, 부질없는 질문들만 꼬리를 잇는다. ‘조율만 하다가 연주다운 연주는 해보지도 못하는’ 피아니스트처럼, 준비에만 내 인생의 진액을 모두 소진해가고 있는 건 아닌가. 길게 느껴지기만 하던 시간의 여울들을 넘다 보니 어느 새 내 몸과 마음을 송두리째 던져야 할 타이밍에 도달하면서 자꾸 주춤거려지는 것은 왜인가. 몸에서 기름기가 빠져나가는…

  • 아, 성오 선생님!

    아, 성오 선생님!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비보입니까? 엊그제까지도 청청하시던 선생님께서 이렇게 홀홀히 떠나시다니요!!! 2019년 11월 8일의 이 비보는 부모님 소천 이후 최대의 충격으로 저를 후려쳤습니다. 인사동에서 선생님을 뵌 지난 6월 6일을 잊지 못합니다. 청년처럼 당당하신 모습으로 인사동 한 복판에서 저희 부부를 기다리시던 선생님을 잊지 못합니다. 반년만 지나면 ‘미수(米壽)’라고 말씀하시며 쓸쓸하게 웃으시던 선생님의 표정을 지금도…

  • 뉴욕대학(NYU)의 종신교수가 된 ‘조경현’

    지금까지 대학으로부터 연구년을 받아 두 차례[1998. 1.~1999. 2./2014. 1.~2014. 8.] 미국에 체류했었다. 첫 연구년은 LG 연암재단 지원의 ‘해외 연구교수’로 UCLA에서, 두 번째는 풀브라이트 재단(Fulbright Foundation) 지원의 ‘풀브라이트 학자(Fulbright Scholar)’로 오클라호마 주립대학(Oklahoma State University)에서 각각 황금 같은 연구 기회를 누릴 수 있었다. 두 곳 모두에서 다수의 교수들과 교유했는데, 그들이 속한 트랙들[tenure track/non-tenure track]에 따라 그들의 심리상태는…

  • 연행록이 급하다!

    <인재 최현의 조천일록 중에서> 연행록이 급하다! 조규익 연초부터 중국의 한 젊은 학자가 이메일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하북대학(河北大學)의 량짜오(梁钊) 박사. 연행록에 관한 국제학술회의를 조직했으니, 꼭 참석하여 주제발표를 해달라는 요지였다. 처음 몇 번은 으레 던져오는 ‘낚시 성 이메일’이려니 시큰둥하게 여기고, 치지도외했다. 그런데, 한 번 두 번 거듭되는 연락을 받으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연행록에 관한 내 글들을 읽으며…

  • 조국 장관께

    조규익 으레 ‘조씨’는 ‘趙氏’려니 했는데, 얼마 전에 ‘曺氏’임을 알고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조 장관 선친의 항렬이 ‘현(鉉)자이니, 장관이 내 손자뻘임도 알게 되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문중에서 고관하나 나왔구나!’했는데, 마냥 자랑스러워 할 상황이 아님을 깨달은 요즈음. 눈 뜨고 귀 열기가 부담스러워졌습니다. 더 이상 인내해서는 안되겠다 싶어 몇 마디 고언을 전하고자 합니다. 최근 아파트 놀이터를 지나다가 초등학교 아이들이 재잘대는…

  • ‘죽어 이별’의 노래 <가시리>

    *고전과의 대화: 계간 <<정형시학>> 24(2019 가을호) ‘죽어 이별’의 노래 <가시리> 조규익(숭실대 교수) 하나/「가시리 평설」 정전화(正典化)의 문제 “소박미와 함축미, 그 절절한 애원, 그 면면한 정한(情恨), 아울러 그 구법(句法) 그 장법(章法)을 따를만한 노래가 어디 있느뇨. 후인(後人)은 부질없이 다변(多辯)과 기교와 췌사(贅辭)와 기어(綺語)로써 혹은 수천어(數千語) 혹은 기백행(幾百行)을 늘어놓아 각(各)히 자기의 일편(一片)의 정한을 서(叙)하려 하되, 하나도 이 일편(一篇)의 의취(意趣)에서 더함이…

  • 서평: 궁중 융합무대예술 ‘동동(動動)’의 본질에 대한 모색과 결실–<<동동動動: 궁중 융합무대예술, 그 본질과 아름다움>>(민속원)을 읽고–

    *이 글은 <<동동動動: 궁중 융합무대예술, 그 본질과 아름다움>>(민속원/<<한국문학과 예술>> 30집 게재)에 대한 서평으로, 필자의 허락을 받고 퍼왔습니다. 궁중 융합무대예술 ‘동동(動動)’의 본질에 대한 모색과 결실-<<동동動動: 궁중 융합무대예술, 그 본질과 아름다움>>(민속원)을 읽고- 하경숙(선문대 교양학부 계약제 교수) 이 책은 고려조와 조선조의 궁중 연향에서 공연되던 가무악 융합 무대예술 ‘동동’에 관한 공동저술(저자: 조규익·문숙희·손선숙·성영애)이다. ‘동동’은 고려 속악정재들 가운데 하나로서 아박(牙拍)이란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