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글 – 칼럼/단상

  • ‘헬조선’을 ‘유(토피아) 조선’으로!

    ‘헬조선’을 ‘유(토피아) 조선’으로! 며칠 전, 작은 술자리에서의 일이다. 여러 세대가 골고루 섞인 자리. 젊은이들이 약간 많았다. 어쩌다 ‘헬조선’이란 말이 나왔고, 그에 대한 논전이 들을 만 했다. 젊은 세대의 대부분과 비판적인 중늙은이들은 대체로 우리나라를 ‘헬조선’으로 평가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그 말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따지고 든 소수의 온건한 젊은이들이 오히려 돋보이기도 했다. 물론 ‘가스통 할배들’은 입에…

  • 박사학위를 받은 두 제자를 보며

    박사학위를 받은 두 제자를 보며 박사학위만 받으면 그럴 듯한 자리를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박사학위는 사람까지 달라보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박사학위는 아무나 받을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었을까. 세상사람들은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을 외경(畏敬)의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박사학위 수여식은 ‘긴 가방끈’의 종착역이었으며, 상아탑 안에서의 연찬(硏鑽)을 종결하는 표지가 바로 박사학위였다. 세상 사람들이 박사학위를 존경하니,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은…

  • 중국에 가려는 여섯 명의 야당 초선의원들에게

    중국에 가려는 여섯 명의 야당 초선의원들에게 ≪시경≫ 소아(小雅)편의 〈상체(常棣)〉라는 시가 있다. 그 4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兄弟䦧于牆   형제가 담장 안에서는 싸우지만 外禦其侮      밖으로는 (힘을 합하여)남의 업신여김을 막는다네 每有良朋      매양 좋은 벗이 있으나 烝也無戎      돕는 바가 없도다 지금 이 시를 읽는 마음이 곤혹스럽다. 어쩜 이렇게 우리나라의 형편을 잘 꼬집었을까. 우리는 같은 편임에도 늘 싸워왔다. 오히려 강한…

  • 책 도둑

    책 도둑 최근 긴요한 책 한 권을 샀다. 한 달 평균 두어 번씩 여러 권의 책들을 사지만, 이처럼 긴요한 책은 ‘모처럼’이다. 고전 자료들을 읽다가 풍수지리학 용어만 나오면 그 난해함에 의욕이 다운되곤 하던 터. 먼 지방의 서점에서 그에 관한 사전을 팔고 있었다. 대금을 지불한지 하루 만에 책이 배달되어 왔다. 만져보고 넘겨보니 좋았다. 알아야 할 것들이 빠짐없어 좋았다.…

  • 싸드(THAAD)와 중국의 커밍아웃

    싸드(THAAD)와 중국의 커밍아웃 근자 싸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우리 사회의 이슈로 떠오르면서 우리 모두 그간 잊고 있던 중국의 정체와 본질을 아프게 깨닫는 중이다. 유사 이래 우리는 단 하루도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무슨 논리로 합리화하려해도, 중국과의 관계는 항상 ‘침략과 굴종/지배와 피지배’의 식민주의적 패러다임에 갇힌 채 지속되어 왔다. 그들이 자신들의 족속을 우리의 왕으로 세운 적도, 우리 땅을…

  • 불통의 시대를 살며

    불통의 시대를 살며 개인정보 보호의식이 웬만큼 정착되었을 법도 하지만, 가끔 나 스스로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없지 않다. 두어 학기 전의 일. 자꾸만 나로부터 탈출하려는 영어를 붙잡아 앉힐 겸 매주 한 번씩 몇몇 교수들과 함께 만나는 외국인 교수가 있었다. 한 교수와 여러 학기를 지속적으로 만날 때도, 한 학기만으로 끝날 때도 있었으나, 매 학기가 끝날 무렵이면 그에게…

  • LA, 그 바벨탑의 체험-2016 ASPAC 참가기-

    앙증스런 대회 입간판 CSUN 입구에서 학술대회장에 들어서며 LA, 그 바벨탑의 체험 -2016 ASPAC 참가기- 지난 달 10일-12일(미국 날짜). 2016 ASPAC(Asian Studies on the Pacific Coast) 학술대회 참석 차 LA 인근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노스리지 캠퍼스(CSUN: California State University, Northridge)에 다녀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넓은 캠퍼스에 갖가지 사막 식물들이 삶의 원기를 방출하는 곳. 주렁주렁 노랑 오렌지들이…

  • 아, 제주!

    제주박물관에서 아, 제주! 모처럼의 제주행이었다. 몇 년 째 중국인들이 제주를 접수한다고 난리를 쳐도 ‘오불관언(吾不關焉)’인 나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답사에는 동행할 수밖에 없었다. 당장 끝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현장강의 좀 해달라는 학생회장의 부탁을 거절할 강심장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제주는 얼핏 보기에도 포화상태였다. 하늘에는 육지를 오고 가는 양 방향으로 늘 비행기가 떠 있었다. 들리는 말로는 5분 만에…

  • 무엇이 더 급한가?

    무엇이 더 급한가? 1 최근 지방 어느 대학에서 총장을 지낸 인사를 만났다. 중앙 부처의 과장급이 총장에게 언성을 높이는 일이 더러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 아무리 총장들이 학문적 심볼로 인식되는 시절은 지났다지만, 행정 관료들이 대학의 수장을 그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비정상 가운데도 비정상이다. 왜 그럴까. 언제부턴가 대학에 대한 국고지원이나 ‘대학의 구조조정’이란 명목 하에 거액의 국고를 다루어 온 그들이다. 혹시…

  • ‘딱지를 까고 잘도 먹는구나!’

    황발이 화난 게 칠게 칠게 ‘딱지를 까고 잘도 먹는구나!’ 충남 서해안의 한 한촌(寒村)이 내 고향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기름진 갯벌이 질펀하게 펼쳐진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그곳은 작고 큰 게들의 천국이었다. 그럴 듯한 꽃게는 아니지만, ‘사시랭이ㆍ능정이ㆍ쇠발이ㆍ황발이ㆍ달랑게ㆍ돌짱이’ 등 작지만 먹음직한 게들이었다. 전라도와 경기도 해안 지역 사람들을 만나면 통하는 게 있다. ‘갯벌에서 나오는 해산물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