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글 – 칼럼/단상

  • 포르투갈 기행 4 : 대항해 시대의 영광과 대서양의 물결

    우리는 신트라를 떠나 리스본 서쪽의 벨렝 지구로 향했다. 궂은비가 내리고 떼주 강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왔다. 강가에는 벨렝 탑과 발견의 기념비가 웅장하면서도 도전적인 자태로 서 있었다. 대양을 향해 대항해 시대를 열어간 포르투갈 인들의 기상이 어려 있는 이 기념물들은 대로를 경계로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마주하고 있었다. 강가에 있는 기념물들이 세계를 향한 도전정신의 표현이었다면, 수도원은 이들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자애로운…

  • 포르투갈 기행 3 : 대항해 시대의 영광과 대서양의 물결

    점심 후 들른 곳이 바로 신트라(Sintra). 그 옛날부터 포르투갈의 왕족들과 영국의 귀족들이 즐겨 찾던 마을이다. 왕실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던 곳으로 별궁인 빨라씨우 레알(Palácio Real)과 뻬나 궁(Palácio de Pena)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원래 이 도시는 영국의 시인 바이런이 에덴동산으로 일컬었을 만큼 빼어나게 아름다웠던 곳이다. 그러나 비 내리는 지금 다소 칙칙하고 음침할 뿐 화사한 신트라의 빛깔은 보이지 않았다.…

  • 포르투갈 기행 2 : 대항해 시대의 영광과 대서양의 물결

    1월 28일 아침 8시 35분 호텔을 나서 대서양 쪽의 땅 끝 마을 로까 곶(Cabo da Roca)으로 출발했다.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했다. 한참을 달려 로까 곶에 도착했으나 그곳에도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으며, 안개가 가득하여 바다를 볼 수 없었다. 우리나라 해남에서 밟아보는 땅 끝의 감회를 이곳에선 느껴보기 어려웠다.  그 옛날 대항해 시대에 세상을 향한 출발지가 되었을 이곳에서…

  • 포르투갈 기행 1 : 대항해 시대의 영광과 대서양의 물결

    1월 27일  2시 45분, 과디아나 강에 놓인 ‘시간의 다리’를 건너 드디어 포르투갈로 들어섰다. 포르투갈의 민중가요 파두(Fado)가 발산하는 아련한 슬픔과 안타까움이 나그네의 마음을 스산하게 했다. 우리처럼 오래도록 이민족의 억압 아래 놓여 있었기 때문일까. 그들의 노래도 어쩌면 우리의 그것과 닮아있는 듯했다. 눈을 차창 밖으로 돌리니 야산에 깔려있는 아몬드 꽃이 하얗게 눈부시다. 면적 9만 2천 평방킬로미터, 인구 1,100만…

  • 스페인 기행 6-3 : 문명의 충돌과 복잡한 역사가 빚어낸 문화의 중후함, 세비야의 오늘

    그곳으로부터 5분 정도를 걸어가서 만난 것이 스페인 최대의 세비야 대성당(Catedral)과 히랄다탑(La Giralda). 원래 있던 모스크를 부수고 1402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00년 만에 완공한 성당으로 건축양식의 중심은 고딕이었다. 폭 116m, 높이 76m로 바티칸의 베드로 대성당과 런던의 성 바오로 대성당에 이른 유럽 3위의 규모였다. 대성당 정면의 ‘승천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으므로, 우리는 히랄다탑 옆의 리카르토문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추측한…

  • 스페인 기행 6-2 : 문명의 충돌과 복잡한 역사가 빚어낸 문화의 중후함, 세비야의 오늘

    과달키비르 강 가에 도착한 우리는 화려한 박람회장으로 둘러싸인 스페인 광장에서 세비야 탐색을 시작했다. 아니발 곤살레스가 설계하여 10년에 걸쳐 완공했다는 박람회장은 규모와 아름다움의 면에서 주변을 압도했다. 스페인 전역의 광역 자치주와 문화적․역사적 상징을 형상한 타일그림이 인상적이었다. 분수가 압권인 스페인 광장에서 나와 산타크루즈거리를 걸었다. 각종 기념물이나 건축, 길가의 나무들이 잘 어울려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는 공간이었다. 가끔 기마경찰과 마차가…

  • 스페인 기행 6-1 : 문명의 충돌과 복잡한 역사가 빚어낸 문화의 중후함, 세비야의 오늘

    1월 27일. 세비야의 하늘은 맑았고, 간밤에 뿌린 비 때문인가 거리는 젖어 있었다. 로마제국이 지배하던 시기부터 번창했고, 서고트 왕국의 수도였던 세비야는 안달루시아의 중심도시 답게 화려했다. 도시의 중심을 뚫고 흐르는 과달키비르(Guadalquivir)강은 수심이 깊고 수량이 풍부한 듯 큰 배들이 드나들었다. 대항해 시대의 무역항이자 아메리카 여행의 출발지로서, 1519년 마젤란이 세계일주의 닻을 올린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모차르트의〈돈 조반니 Don Giovanni〉,…

  • 스페인 기행 5-3 : 깔끔한 백색과 지중해의 만남, 그 청아한 미학-말라가, 미하스, 론다의 정열과 신선함

    스페인 기행 5-3 : 깔끔한 백색과 지중해의 만남, 그 청아한 미학 – 말라가, 미하스, 론다의 정열과 신선함 미하스에서 두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인구 3만여명의 아담한 도시 론다(Ronda). 투우와 협곡의 도시였다. 버스에서 내려 잠시 공원을 가로지르니 절벽이 나타나고, 절벽 아래로 한 줄기 강이 흐른다. 과달레빈강(Rio Guadalevin)은 협곡 타호(Tajo)를 만들었고, 론다는 협곡 사이의 바위산에 위치해…

  • 스페인기행 5-2 : 깔끔한 백색과 지중해의 만남, 그 청아한 미학-말라가, 미하스, 론다의 정열과 신선함

    스페인 기행 5-2 : 깔끔한 백색과 지중해의 만남, 그 청아한 미학 : 말라가, 미하스, 론다의 정열과 신선함 말라가로부터 고지대를 향해 30분쯤 달렸을까. 온통 하얀색의 마을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쩌자고 이 마을 사람들은 이리도 벽마다 순백의 붓질을 해댄 것일까. 거리는 좁좁 했으나 아기자기 예뻤다. 각종 선물가게, 성당, 레스토랑들 사이 골목길로 오가는 사람들도 관광객을 빼곤 대본에 따라…

  • 스페인 기행 5-1 : 깔끔한 백색과 지중해의 만남, 그 청아한 미학-말라가, 미하스, 론다의 정열과 신선함

    스페인 기행 5-1 : 깔끔한 백색과 지중해의 만남, 그 청아한 미학 – 말라가, 미하스, 론다의 정열과 신선함 1월 26일. 말라가(Malaga)의 엘 삐나르(El Pinar)호텔에서 1박을 하고 난 우리는 아침 일찍 지중해의 물 내음을 맡기 위해 해변으로 달렸다. 말라가는 꼬스타 델 솔(Costa del sol) 즉 태양의 해변으로 가는 관문. 시간에 쫓기는 나그네들이라 태양의 해변에서 지중해의 맛을 음미한다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