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글 – 칼럼/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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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제2신 :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참회, 그리고 깨달음
눈물교회에서 몇 분을 걸어 내려오자 올리브 고목들의 이파리가 삐져나온 담장이 보였는데, 그곳이 바로 어릴 적부터 귀에 박히도록 들어온 겟세마네(Gethsemane) 동산이란다. 올리브산 서쪽 기슭으로 프란체스코 수도사들이 4세기 경 기존의 교회 터에 세운 ‘만국교회’라는 이름의 라틴 교회가 서 있었다. 많은 순례객들이 밀물⋅썰물처럼 좁은 동산을 밀려 다녔고, 구멍이 숭숭 뚫린 올리브 고목들만 그 광경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밀려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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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윤형주!
아, 윤형주!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내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에 걸쳐 있던 70년대는 온통 회색빛 시간대였다. 독재정치와 매판자본(買辦資本)에 의한 산업화가 우리 사회를 짓누르던 그 시절. 우울한 내 청춘에 따스한 햇살이 비집고 들어올 틈은 조금도 없었다. 그 때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조영남, 양희은, 박인희, 이장희 등이 동분서주하며 가난하던 내 심령을 토닥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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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말
대통령의 말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최근 대통령이 만찬 회동에서 집권당 대표에게 “당신, 이제 거물 됐던데”라고 한 말은 곱씹을수록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 찜찜하고 불쾌하다. 신문의 보도대로라면, 당시 대통령이 ‘못마땅해 하는 표정’이었다니 비아냥대는 말투였을 것이고, 속마음 역시 편치 않았을 것임은 분명하다. 대통령은 누구인가. 나이로 쳐도 이순(耳順)을 훨씬 넘겨 곧 고희(古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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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에 홀로 앉아
세밑에 홀로 앉아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창밖의 나목(裸木)들에 모처럼 햇살 비치는 오늘, 섣달 그믐날이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홀로 창가에서 이 날을 지켰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넘어가는 시간의 질(質)에 변화가 없음을 느낀다. ‘그저께보다 나은 어제,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란 입에 발린 구호(口號)일 뿐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이제 발갛게 물들어오는 인생의 황혼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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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제1신 : 올리브산, 그 초월과 극복의 공간
<올리브산 예수승천교회 표지판> <예수승천교회 모습> <예수님이 밟고 승천하셨다는 돌> <교회 안에서 예배를 드리는 순례객들> <승천교회 문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순례객들> <교회 앞 길가에 서 있는 올리브 고목> <승천교회에서 주기도문 교회 가는 도중에 만나는 계곡의 민가들> <올리브산 쪽에서 예루살렘 성 방향으로 내려가며> <올리브산에서 건너다 본 예루살렘 성 안과 밖의 풍경> <승천교회 입구> 이스라엘 제1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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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교육, 하려면 제대로 하라
최근 정부와 한나라당은 고위당정협의를 통해 내년부터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모처럼 듣게 되는 반가운 소식이나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우선 논의의 과정이나 결정 자체가 너무 즉흥적이어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야 할 교육부서나 일선학교들이 과연 당장 내년부터 국사교육을 시킬 만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그동안 교육당국은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이유로 국사를 선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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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문학 교수의 근황
‘인문학의 쇠락’이라는 절망적 징후의 고문 속에 지난해를 보냈다. 논문을 쓰고 학회에 참여하고 강의실을 들락거리는 등 습관화된 생활인의 자세를 견지하며 ‘늘 삶은 이런 거야!’라는 자조적(自嘲的) 자기암시에 길들여지고 있는 나날이다. 해가 바뀌면서 뭔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날이 갈수록 바뀌는 해가 결코 삶의 모습을 바꾸어 놓을 수 없다는 또 하나의 절망적 명제로 개칠되어가고 있음을 절감하는 요즈음이다. 학장직에 도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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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푸는 미녀 스타’
‘코 푸는 미녀스타’ 조규익 몇 년 전, 유럽을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받은 문화적 충격 하나가 있다. 호텔, 모텔, 펜션, 민박 등 잠자리는 다양했지만, 정해진 시각에 다양한 사람들과 아침식사를 함께 한 점은 어디서나 같았다. 식당에 빵과 햄, 치즈, 우유, 요거트, 잼, 커피 등등, 다양한 메뉴들이 차려져 있고, 사람들은 각자 원하는 음식들을 담아다가 식탁에 앉아 먹은 다음 말…
